우리동네/장수동 새동네 프로젝트..

<인천일보>담벼락 예쁜 문화 동네 놀러오세요(2008.10.28)

도자기를 소개하는 언니 2008. 11. 4. 12:23

인천 남동구 장수서창동 주민들은 문화 동네를 꿈꾸고 있다.
그들은 똑같은 모양을 한 아파트나 빌라가 아닌, 내가 만든 나만의 집을 창조해내고 있다.
대부분 단독 주택으로 이뤄진 장수서창동 장재길 주변은 큰 길이나 시내와 떨어져 있어 한적한 곳이다. 30여 세대가 사는 이 동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특징은 집 앞에 걸려 있는 문패들이다. 대문 옆에 '시크릿 가든', '플라워 가든', '맘스 가든' 등 자신을 표현하는 이름이 나무판 위에 쓰여져 있다. 또 이 전에는 무색이었을 담벼락 위는 파스텔 톤 그림이 그려져 있어 삭막한 분위기를 없앴다.
이 동네 장점은 문이 열려있는 집이면 '실례합니다'라며 들어가 집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두 세 집이 참여하고 있다. 골목 가장 안쪽에 자리한 서양식 2층집 '커티지 가든'도 그 중 한 집이다. 카페로 운영하기 위해 지은 집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손님을 받지는 못하지만 원하는 이들이면 누구든 환영한다. 직접 가꾼 화초를 팔기도 한다.

커티지 가든 주인 서동희(49)씨는 "예전에는 아파트에 주로 살았지만 4년 동안 영국에 살면서 전원 주택에서 지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집을 짓고 인테리어를 하다보니 카페와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져 사람들에게 차와 화초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씨는 또 "우리 동네는 시골은 아니지만 도심 속, 소박하고 다정한 느낌을 담은 장소"라고 설명했다.
새동네 만들기 추진에 앞장선 이는 인천에서 활동하는 극단 '공수무대'의 김종현 대표다. 지난해 6월부터 이 '새동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전체 서른 두 집 중 스물 네 집이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단독주택이 헐리고 빌라가 들어서는 추세라 새동네를 확장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지금 있는 단독주택만으로 문화 동네를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벼룩시장과 미니 전시회가 있는 새동네 축제를 열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음악회를 찾고 연극을 보는 일만이 문화 생활을 즐기는 것은 아니다"며 "내 동네를 문화적 요소가 가득한 장소로 만드는 일도 삭막한 생활 속에 문화를 만들어가는 일이다"고 말했다.
/소유리기자 (블로그)rainw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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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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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신문 : 20081028일자 1판 7면 게재  인터넷출고 : 2008-10-27 오후 9:06:50